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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 Aussieland/호주 워홀 일상

[D+576] 써드 ing... / 1박2일 찐오지 농장여행 / 교통사고

by Alex0414 2024. 5. 7.

 

 

 

[D+576]

 

 

 

농장 일을 시작한 지 이제야 3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블로그 포스팅을 못했던 건, 진짜 딱히 별일이 없었음...

 

 

그러다 투움바 토박이 친구들이랑 휴일에 커피 밋업을 가졌다!

 

 

 

[Flaming Knights]

 

https://maps.app.goo.gl/PSqn9zjwvQn7ipb8A

 

Flaming Knights · 32 Brisbane St, Drayton QLD 4350 오스트레일리아

★★★★★ · 음식점

www.google.com

 

 

 

 

작은 바베큐 카페였는데 손님이 많았다.

주문받으시는 아저씨가 엄청 친절하시고 웃겼다.

 

 

 

 

Frisky Briskey Burger ($20)

Deep Fried Pickles (5 for $5)

 

사실 가게 비주얼만 보고는 별로 기대 안 했는데

호주에서 먹은 버거 중에 제일 맛있었다...!!!

몰랐는데 Brisket 부위가 차돌양지 부위였음! 차돌양지 버거라니...

별로 느끼하지도 않았고 정말 맛있었다!!

 

뒤에 있는 건 다른 친구가 시킨 피클튀김인데

난 바삭한 튀김을 상상했거늘...

피클 바사삭 아니고 피클 눅눅이었다 😂

맛은 쏘쏘 했음~

 

재방문 의사 32452%

다른 메뉴들도 너무 궁금합니다요~

 

 

 


 

 

B와 함께 찌-이이인 오지 농장으로 1박 2일 여행을 갔다 왔다.

투움바에서 서쪽으로 3시간 정도 가면 나오는 Meandarra(멘다라)라는 지역이었다.

지도 보는데 세인트 조지, 로마, 마일스... 아니 전 직장에서 배송 보내던 지역 다 여기 있었군!

괜히 반가우면서도 '블번에서 여기까지 배송을 가는거였어...?' 하고 헉 스러웠다..!

 

 

퀸즐랜드 날씨 최고야... 짱이야...

 

 

 

중간에 휴게소 같은 카페에서 배도 채우고 커피도 마시고!

 

 

 

농장에 도착!

여기는 B가 예전에 일하던 소 농장인데,

너~무 넓어서 이렇게 관리자를 위한 집이 따로 있다고 했다.

이 농장 소유의 토지를 전부 합치면 한국보다 더 크다고 합니다... 덜덜

 

지금은 B와 함께 오래 일했던 BR아저씨가 아직 계속 일하시고 계시고

농장도 혼자 관리하시고 계신다고 했다.

 

 

 

 

시골 농장이라 그래서 기대 0에 바닥에서 잘 생각하고 있었는데

침대에 에어컨까지 있었다. 완전 짱!

 

 

 

 

숙소에 대충 짐을 풀고 BR아저씨가 농장 구경을 시켜주셨다!

 

안녕?

 

 

 

 

호주 야생 두루미..? 를 보았는데 지이인짜 몸집이 컸다.

(거의 캥거루랑 비슷한 크기...)

역시 남다른 호주 스케일이다

 

 

 

 

갑자기 딩고랑 멧돼지 사냥을 겸사겸사 해야겠다는 아조씨...

딩고는 귀여운 이름과는 다르게 호주 야생 들개인데 소들을 공격하기도 한다구 합니다.

예전에 동물원에서 본적 있는데 그냥 진돗개랑 똑같이 생겨서 친근한 이미지였는데

생각보다 위험한 동물이었다!

 

 

 

실탄 총 처음 본 나는 너무 무섭+충격이었는데

아조씨가 겁먹지 말라며 공중에다가 한 방 빵야 하고 쏘셨다.

그래서 더 무서워졌다 ^^

소리가 wow에요

 

 

 

 

알아서 각자도생 하자

 

딩고, 멧돼지들을 찾아다니다... 발견한 캥거루들

아니 너네 무슨 꽁트찍니 😂

 

 

 

 

소들이 우리를 넘 궁금해해서 계속 쫓아오기도 했다ㅋㅋㅋ

이게 바로 슈스가 된 느낌인 걸까?ㅎ

 

 

 

 

 

 

집으로 돌아가는 길엔 독사를 발견해서 아저씨가 냅다 차로 밟아버리기도 했다.

5번쯤이나 차로 밟아 죽이기를 계속했는데도 살아있는..!

이놈들이 소에게 영향을 끼칠 수도 있기 때문에

보이는 즉시 죽여 버려야 한다고 하셨다.

 

 

 

자비 없이 두들겨 패버리는 아저씨...

 

 

 

숙소로 돌아와 저녁 먹을 준비를 했다.

아저씨가 장작불도 때 주시고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주방에 붙어있던 응급처치 키트

이런 걸 정부에서 주는 걸 보면 뱀에 물리는 일이 정말 많다는 게 체감되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저녁식사 시간~

이것이 호주 시골밥상?!

 

애피타이저로 각종 치즈와 크래커, 올리브, 마리네이드 토마토, 과일!

 

 

이번에 계속 처음 경험하는 게 너무 많았는데...ㅋㅋ

 

일단 술은 'Captin Morgan watermelon(캡틴모건 수박맛)'이었는데 향만 좋고 진짜 맛없었다ㅋㅋㅋ

(B의 초이스였지만... BR아저씨도 한 모금 마시고 절레절레하며 안 드셨다...ㅋㅋ)

 

Cotton Candy 진짜 달고 너무 맛있어서 눈동자 땡그래지는 그런 맛이었다... 

(사실 나는 샤인머스캣도 먹어본 적이 없지만 아마 비슷한 맛이 아닐까 하는 추측...)

 

블루치즈도 크래커에 얹어서 먹어보고...

곰팡이 핀 치즈가 뭔지 알고 고르곤졸라 피자도 먹은 경험이 있지만

이렇게 찐한 블루치즈를 그대로 먹어본 적이 없어서 뭔가 시도하기 어려웠는데

이날 이후로 치즈에 푹 빠져서 열심히 이것저것 사 먹어보고 있다. 하하하

아저씨가 나중에 블루치즈 + 화이트와인 조합으로 꼭 먹어보라고 하셨는데, 조만간...꼭!

 

 

 

 

메인 요리인 통 양다리 구이...(?)

비쥬얼이 미쳤어요...

 

아저씨가 직접 도축하시고 숙성까지 시키셨다고 했다.

오븐에 야채들 야무지게 구워서 그레이비 소스랑 같이 먹었는데

진짜 맛있었다😆👍👍

 

 

호주에서는 양고기에 민트젤리를 곁들여 먹는다고 해서

이것도 처음 시도해 보았다.

음 정말 상상도 못 한 조합이었는데

내가 아직 민트젤리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너무 맛있다! 이런 느낌은 아니었다.

나쁘진 않았는데 난 디저트류 제외하고 음식에서 단맛이 많이 나는걸 별로 안 좋아해서 그런 것 같기도.

그냥 좋은 경험이었다...ㅎㅎ

 

 

 

 

 

다음날 아침

 

 

아저씨가 전날부터 반죽 숙성을 해둔 것이 두 배로 부풀었다

나에겐 농장 사는 아저씨가 베이킹도 한다는 것이 참 신기할 뿐...

 

 

 

아침 먹기 전에 식탁에서 발견한 실탄들 ㅎㅎ...

 

 

 

어젯밤에 불 핀 장작이 아직 살아있어서 다 같이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모여 커피를 마셨다.

크레이츠를 무심하게 쌓으시더니 금세 뚝딱 식탁을 만들어 버리신 아조씨...

 

갓 구운 빵 + 커피 + 아침 공기와 농장 풍경

쏘 펄펙ㅌ~

 

진짜 너무 평화로운 아침이었다...

 

또 그 악명 높은 베지마이트도 도전했는데 나쁘지 않은 맛이었다.

그냥 비주얼이 시꺼매서 난 된장이나 춘장 같은 맛이 날 줄 알았는데 그냥 엄청 짠맛 밖에 안 느껴졌다.

어쩐지 다들 버터랑 꼭 같이 먹는 이유가 있었군...

하지만 아직 난 과일 잼이 더 좋다...ㅎㅎ

 

 

 

 

아침 먹고 농장일 하러 고고

 

 

아저씨가 사륜 오토바이 타고 자기 따라오라고 하셨다

초딩때 한 번 타봤던 기억은 있는데 그 뒤로는 없었어서 너무 신났다!!!

 

부와아아앙

 

포크리프트도 모는데 이 정도쯤이야ㅎ

 

 

 

 

아픈 소들을 치료해 주는 B

너무 전문가다운 손길로 척척 치료를 하는 게 대단하고 신기했다...

 

 

치료가 끝나고 우리는 다시 투움바로 돌아갔다.

곧 한국으로 떠나는 B와 BR아저씨가 마지막 인사를 하는데 먼가 짠했다 🥲

아무튼 두 사람 덕분에 나는 1박 2일 동안 여러 가지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정말 거의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아닐까 싶은...

 

 

 

 

 


 

 

 

그 뒤로 평화로운 날들이었다

진짜 별일 없었고, 차 정기점검을 받으러 카센터에 갔다.

 

 

 

평화로움 그 잡채였던 그날 아침...

차 맡기고 할 게 없었는데 기분 좋아서 하늘 사진도 찍고 꽃 사진도 찍고...

 

 

 

 

 

카센터 근처 카페도 가서 라떼에 루미큐브도 한 판 때리고

점검 끝날 시간에 맞춰서 결제하고 차에 아무 문제없다는

기분 좋은 결과에 만족하면서 집으로 돌아갔다.

 

 

이 날 일정을 무리하게 잡긴 했다.

오전, 차 점검 > 오전-오후, 이사 > 저녁, 나이트 근무

문제는 짐을 제대로 싸지도 못하고 오히려 중간에 싸다 나와버려서 집이 엉망인 상태였는데

집 주인 아줌마가 퇴근하기 전에 짐을 전부 옮기지 못해서 또 뭐라 할까 봐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차 고치자마자 최대한 빨리 달려가서 짐 쌀 생각밖에 없어서

평소보다 굉장히 조급한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았다.

 

그리고...

 

 

 

 

 

 

 

 

 

 

교차로에서 우측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바로 진입해 버려서

트럭에 치였다.

 

 

 

 

바로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구급차를 불러주었고

결과적으로는 너무나 운 좋게 뼈하나 부러진 곳 없었다.

안전벨트를 따라서 가슴 쪽이랑 온몸 여기저기 멍든 것 빼곤...

 

 

 

 

치이는 순간 기억이 너무나도 또렷한데

정말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그런 한 장면 같았다.

'이게 진짜 나한테 일어난다고?' 속으로 이런 생각도 하고

그냥 sssibal🐶sibal 거렸다ㅋㅋㅋ

 

 

구급차 안에서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 게 너무나 억울하고 화나고,

근데 또 이게 내 과실이라 내가 너무 밉고,

병원비랑 차, 방세 등 당장 나갈 돈 문제들,

연락할 사람도 없는 점...

 

그냥 계속 눈물이 너무 났다ㅜㅜㅜㅜㅜㅜ

 

 

 

하지만 내 차 상태를 보고, 나를 친 트럭을 보고

내가 진짜 몇 년치 운 어쩌면 평생의 운을 다 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 사진은 구급대원분께서 찍어주셨는데 차 상태를 보고도 믿기지가 않았고

내가 그냥 트럭도 아닌 '트레일러'에 치였다는 것도 뒤늦게 구급차 안에서 알게 되었다.

 

 

나를 친 트레일러...

 

 

 

 

물론 차가 망가진 것도 정말 마음 아프고, 돈이 조금 깨질 것도 속상하지만

하메 말로는 저 트레일러가 속도를 좀만 더 냈다면 바퀴로 날 밟았을 수 도 있다고 했다

 

 

 

감사하게도 사고 후에 농장 매니저들이 현장으로 달려와줬고

HR매니저 분이 바로 보험사에 연락해서

견인차량 문제와 보상처리를 받을 수 있게 옆에서 도와주셨다. 🙏😭👍

자동차는 바로 몇일 뒤 폐차 처리가 결정되었고

많은 돈은 아니지만 나쁘지 않은 금액을 보상받았다.

 

 


 

 

 

그 뒤로...

 

 

사고후유증은 예상했지만 그렇게 심하진 않고.

무리하지 않으면서 컨디션 조절을 하고 있다.

또 그냥 살아있는것, 많은 사람들로 부터 도움을 받고 있는것에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마음도 잘 추스리고 있다.

 

 

이제 호주에서 일년 반 있었지만

진짜 한국에서 10년 동안 겪을 일들은 다 겪는 것 같다. 하하

앞으로 또 어떤일이 벌어질지 모르겠지만

화이팅 해야지~